노가다일기

지능형 육체노동자 생활 연구소 개설

위대할 홍 반장 2019. 5. 12. 19:44

지능형 육체노동자 생활 연구소

 -잡부라고 쓰고 멀티플레이어라고 읽는다.


지능 : 지식을 쌓거나 사물을 바르게 판단하는 지적인 능력.

지식 : 교육이 경험, 또는 연구 통해 얻은 체계화된 인식 총체


나는 체계적이지 않기 때문에 지능형이라고 말하고 싶다.

현장을 경험하면서 하나, 하나 배우고 지식을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의 밑바닥이라는 노가다 생활을 한지 3년이 되었다.

나름 이곳의 한계와 문제점도 보이고, 미래에 대한 장미빛 전망이 없는 것도 알겠다.

결국 자신의 가치를 향상시켜야 하고, 그 가치는 기공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더 많은 임금을 받는 사람이 되야 된다는 것도 안다.

그런데 내가 삐딱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른바 잡부로 불리우는 사람들도 전문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기업이 운영되는데 있어서 임원진으로만 구성되면 그 회사는 재대로 유지가 될까?

사원을 기업의 가장 낮은 범주의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럼 다시 표현해 보자, 사원없는 기업은 존재라도 할 수 있나?

그렇다면 사원은 그 회사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다.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낮은 임금을 받는게 당연하다는 생각은 잘못된거 아닌가?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풍부한 경험과 전체적인 상황을 읽을줄 아는 사람과 아무 생각없이 그냥 일을 적게하는 것 자체가 목적인 사람은 구분되야 하겠지만, 능동적인 인부라면 그 가치가 인정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잡부들의 일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단순한 일을 하는데 무슨 가치가 있냐고 한다.

그럼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집에있는 물이 가득 들어있는 페트병을 손에 들어보라.

이제 그 페트병을 방바닥에 놓아라.

놓았는가?

그럼 그페트병을 높은 곳에 올려보라

너무나 쉽지 않은가?

여기까지가 사람들이 단순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전부다.

그러나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방바닥에서 높은 곳까지 올려놓는 일을 500번 반복해보라.

이정도는 할 수있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 과정이 끝나면 담배 한대 피고 다시 시작이다.

이걸 7~8시간 반복해야 한다.

늦어지거나 잠시 허리라도 펴면 당장 잔소리가 날아오고 게으르다고 무시하는 말이 들려온다.

열심히 해야 한다. 적어도 일시키는 사람이 보는동안에는...

단순한 일이니까 쉬운것은 아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수많은 반복의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끊임 없이 고민하고 연구하게 된다.

아니면 허리가 아파서 다음날 일하는데 지장이 생기고 그러면 일당을 못벌게 된다.

먹고 사는데 당장 지장이 생기는 것이다.


잡부가 되기위해서는 최소한 매일아침 5시 반까지는 인력사무소에 나가야 한다.

먼저 온사람 순서대로 일을 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5시 반에 출근하는 사람을 폄하하는 것은 조금 부당하지 않을까?

물론, 내키면 나오고, 귀찮으면 안나오고, 혹은 돈떨어져야 나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사람들은 확률적으로 일을 적게 한다.

기본적으로 현장에 꾸준히 출근하는 사람은 성실하다고 봐도 무관하다. 게다가 나름 자기 관리도 철저한 사람이다. 매일 아침 5시 반에 출근해서 정상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게으르거나 무능하다고 할 수 있을까? 적어도 하루전에 다음날 출근이 가능한 몸상태를 만들어 놓는 계획적이고 똑똑한 사람들이다.


내 인생의 목표가 잡부는 아니다.

하지만 지금 이 일도 충분히 가치 있고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어차피 우리 인생에서 확실한 보장을 해주는 경우가 있나?

그저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고 좋은 기회를 만나면 업그레이드 하는 거.

그게 인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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